유럽 무대를 누비고 있는 ‘코리안리거’에게는 당연히 감당해야 할 숙제인가. 비난의 화살이 쏟아진다.
유럽 현지 매체들은 유럽 무대를 누비고 있는 손흥민(토트넘), 이강인(PSG),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한국 선수들을 향해 근거나 구체적 사례 없이 ‘선수 때리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경기력이 형편없다’는 평가다. 자타공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전설인 손흥민을 향한 비난이다. 올 시즌 공격포인트(리그 5골·6도움)를 보면 부진한 것은 사실이다. 다만 손흥민만을 향한 화살은 문제다. 에이스, 주장 역할을 모두 맡으며 과도한 부담을 짊어지고 있다. 재계약과 이적 사이에서 끝없는 논란이 생성되며 안팎으로 압박을 받고 있다.
질타는 멈추지 않는다. 토트넘이 손흥민에게만 의지하는 공격으로 별다른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데 말이다. 실제로 토트넘 동료는 손흥민이 만든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지난 18일 축구 통계 매체 ‘데이터 MB’에 따르면 손흥민은 이번 시즌 유럽 5대리그 측면 공격수들의 키패스에서 전체 1위다. 90분당 1.49개를 기록 중이다. 그럼에도 현지 매체들은 아무것도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손흥민을 향한 혹평을 쏟아낸다.
못하길 기다리는 듯하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김민재는 올 시즌 부상 여파에도 투혼을 펼치고 있다. 덕분에 뮌헨은 분데스리가 1위(11승3무1패·승점 36)에 올라있다. 독일 매체들은 김민재를 인정하지 않는 듯하다. 특히 독일 매체 ‘키커’는 김민재가 뮌헨에 입단한 후로 꾸준히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키커는 “전반기 내내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했다. 김민재는 지난달 국제축구연맹(FIFA) 산하 국제스포츠연구소(CIES)에서 센터백 세계 1위로 인정받았다. 그럼에도 키커는 그의 활약을 인정하지 않으며 깎아내리기에만 열중하고 있다.
이강인 역시 마찬가지다. 경기력과 별개로 근거 없는 인성 논란이 그를 휘감는다. 프랑스 매체 ‘블뢰 파리’의 브루노 살로몬 기자는 “평범한 선수인데 스타인 척하고 있다. 이강인은 현실로 돌아올 필요가 있다”고 했다. ‘풋01’ 역시 “PSG 직원들을 향한 거만한 행동은 거의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고 비난했다. 증거도 근거도 없다. 카더라에 불과한 이야기다. 프랑스 매체인 ‘르 파르지앵’이 나서 “PSG 내부는 이강인의 인간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보도한 배경이다.
아직도 유럽에선 한국 선수들은 ‘이방인’인 모양새다. 세계 최고 명문 클럽이 모인 유럽이지만, 일부 현지 매체들에게 중요한 건 ‘축구’가 아닌 ‘인종’인 듯하다. 검증되지 않은 이야기로 누군가를 비난하는 것은 쉽다. 그러나 그 비난이 정보가 돼 선수를 도마 위에 올리고 난도질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듯하다. 유럽에 진출한 한국 선수는 언제쯤 ‘한국인’이 아닌 온전한 ‘축구선수’로 평가받을 수 있을까.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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