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스포츠 시즌이 찾아오며 스키장을 찾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동계 스포츠 종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를 체험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으며, 국내 스키 인구는 연간 150만 명에 달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스키, 스노보드, 스케이트와 같은 겨울 스포츠는 속도감과 짜릿함이 특징인 만큼 부상의 위험도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국제스키연맹(FIS)은 안전한 스키와 보드를 위해 개인의 기술 수준에 맞는 코스를 선택하고,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 수칙을 철저히 준수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이를 통해 많은 사고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스포츠안전재단의 최신 스포츠안전사고 실태조사에 따르면 겨울 스포츠를 즐기는 생활체육인의 약 80%가 최근 1년간 평균 2회의 부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상의 주요 원인으로는 무리한 동작이 가장 많았으며, 생활체육인에서는 ‘미끄러짐’, 전문체육인에서는 ‘사람과의 충돌’이 그 뒤를 이었다. 주요 부상 부위로는 손목, 무릎, 엉덩이, 발목 등이 많이 발생하며, 주로 염좌(삠), 좌상(타박상), 인대 손상, 골절 등의 형태로 나타났다.
이주현 수원 S서울병원 의무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스키와 보드는 활강 스포츠로 빠른 속도와 특유의 역동성 때문에 작은 충격만으로도 전신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운동 전 충분한 준비운동과 사전 교육, 그리고 안전장비 착용은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부상 후 몸에 이상을 느꼈다면 곧바로 의료기관을 찾아 초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부상 악화를 막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하체 부상은 겨울 스포츠 중에서도 가장 흔히 발생하는 문제다. 이는 스키와 보드가 다리를 고정한 상태에서 속도를 내며 즐기는 운동으로, 넘어질 경우 상체가 회전하거나 흔들리면서 무릎이 뒤틀리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십자인대는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쉽게 손상되는 부위로, 무리한 동작이나 충돌, 넘어짐 등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십자인대는 무릎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데, 손상 시 연골판이나 연골이 추가로 파열될 위험이 있다. 이로 인해 외상성 관절염 또는 퇴행성 관절염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이주현 의무원장은 “연골은 한 번 손상되면 자연적으로 재생되지 않기 때문에 조기에 정밀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필수”라고 말했다.
부상 예방을 위해서는 사전 준비와 안전수칙 준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스키나 보드를 즐기기 전에는 최소 20분간의 준비운동을 통해 근육을 충분히 이완시키고, 코스의 난이도를 미리 파악해야 한다. 또한 올바른 낙법 자세를 배우고, 헬멧, 손목 보호대, 무릎 보호대 등 보호 장비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특히 초보자는 고난도의 코스보다 자신의 실력에 맞는 초급자용 코스에서 시작하는 것이 안전하다.
만약 십자인대가 부분 파열된 경우라면 보존적 치료가 가능하다. 이는 근력 강화 훈련, 보조기 착용, 석고 고정 등을 통해 손상 부위를 안정화시키는 방식이다. 하지만 전방 십자인대가 완전히 파열되었거나 불안정성이 심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십자인대 재건술은 손상된 인대를 제거하고, 자가건이나 동종건을 이용해 새로운 인대를 이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주현 의무원장은 ”십자인대 재건술 후 회복 기간은 보통 3개월에서 9개월 정도로, 이 기간 동안 전문적인 재활치료가 필수적”이라며 “재활 단계에서 꾸준히 근력과 유연성을 강화하는 훈련이 진행되어야 하며, 무리한 동작이나 지나치게 빠른 스포츠 복귀는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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