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왕을 목표로 힘차게 나아가겠습니다.”
윤이나가 꿈의 무대를 두드린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26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 루나미엘레 컨벤션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윤이나는 지난 11일 미국 엘라배마주 모빌에서 진행된 LPGA 투어 퀄리파잉(Q) 시리즈서 최종 8위를 마크, 상위 25명에게 주어지는 2025시즌 진출권을 따냈다. 윤이나는 “10여년 전 우연히 아버지를 따라 골프를 접했던 어린 나이가 성장해 오랜 꿈에 도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짧은 시간 국내 무대를 평정했다. 2022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데뷔, 호쾌한 장타(평균 263야드)로 큰 주목을 받았다.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해 7월 한국여자오픈서 오구 플레이(잘못된 볼 플레이)를 알고도 경기를 진행한 것. 대한골프협회(KGA)와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로부터 3년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징계가 1년 6개월로 경감되자 올해 4월 복귀했다. KLPGA 투어 대상(우승 1회, 준우승 4회), 상금왕, 최저타수상을 거머쥐었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윤이나가 다시 필드로 돌아올 수 있었던 데에는 팬들의 힘이 컸다. 복귀 후 1시즌 만에 미국으로 향하는 모습이 도의적으로 합당하지 않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윤이나 역시 이 부분에 대해 고민했다. “1년간 국내 팬들로부터 말로 표현하지 못할 만큼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운을 뗀 뒤 “LPGA에 가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팬들에게 기쁨을 드리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팬 분들도 응원을 많이 해주셨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새로운 출발선 앞에서 마음을 다잡는다. 목표는 신인왕이다. 국내서 웬만한 상은 다 섭렵했지만 신인왕만은 품지 못했다. 윤이나는 “매 대회 최선을 다한다면, 우승이든 신인왕이든 타이틀도 오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세계 1위도, 오랫동안 해보고 싶다. 올림픽 금메달도 욕심나는 타이틀”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쉽지 않다. 얼마나 빠르게 적응하느냐가 관건이다. 윤이나는 특히 숏게임 보완에 초점을 맞췄다. “선배들이 말하기를, 이동의 어려움과 체력적인 문제도 있지만 결국 숏게임이 중요한 키라고 하시더라”고 귀띔했다.
차세대 골프 스타로서 많은 책임감도 느낄 터. 이날 윤이나는 기부 계획을 밝혔다. 대한골프협회와 KLPGA에 각각 1억원씩 총 2억원을 쾌척한다. 단발성이 아니다.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좋은 일에 적극 동참하려 한다. 윤이나는 “항상 골프 발전을 위해 애쓰는 선수가 되고 싶었다”면서 “그렇다면 내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생각해봤다. 골프선수로 활약할 수 있는 것도 선배님들께서 애써주셨기 때문이다. 주니어 선수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한다”고 전했다.
윤이나는 다음달 19일 출국한다. 공식 데뷔전은 2월 7일 파운더스컵이 될 듯하다. 아시아권에서 열리는 대회들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다만, 신인인 만큼 태국, 싱가포르, 중국에서 열리는 아시안 스윙엔 출전할 수 없다. 메인 스폰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조만간 협의를 끝내고 발표할 예정이다. 일단 베이스캠프는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로 잡았다. 윤이나는 “열심히 영어공부를 하고 있다. 미국에서 생활하면 점점 더 좋아질 거라 믿고 있다”고 활짝 웃었다.
여의도=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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