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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영 브리지협회장 “대한체육회 가입으로 ‘스포츠’ 인정받을 것”

입력 : 2025-01-19 12:00:00 수정 : 2025-01-19 04:4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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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지 국가대표 선수 출신으로 지난달 한국브리지협회 수장으로 선임된 김혜영 한국브리지협회장. 박재림 기자

 

“나이, 성별 관계없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스포츠가 ‘브리지’ 말고 또 있을까요?

 

김혜영(65) 한국브리지협회 신임 협회장이 지난 15일 ‘반얀트리컵 브리지 토너먼트 대회’ 중 전한 브리지의 매력이다. 2022년 항저우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수 출신인 그는 지난달 협회 16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브리지는 2명씩 팀을 이뤄 52장 카드를 가지고 펼치는 ‘두뇌싸움’으로, 김 협회장의 말처럼 체격과 힘이 중요한 여타 스포츠와 달리 남녀노소가 고도의 집중력을 통해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다.

 

브리지는 영미권에선 100년에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대중적인 게임이다. 워렌 버핏, 빌 게이츠 등 유명인사가 즐기는 것으로 유명하기도 하다.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도 세계 곳곳에서 열린다. 다만 한국에서는 아직 인지도가 높다고 보기 어려운 편이라 마니아 사이에서 향유되고 있다.

 

그래도 협회 차원에서 브리지 대중화에 힘을 쏟으며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전국 23개 지역협회가 창설됐고 지역별 대회와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유입 인구를 늘렸다. 덕분에 현재 협회 가입 동호인이 약 3000명까지 늘었다.

 

15일 반얀트리컵에서 선수로서도 함께한 김혜영(오른쪽) 협회장. 박재림 기자

 

이날 반얀트리컵도 기존 서울 지역대회를 전국대회로 규모를 키워 참가자도 2배로 늘었다. 김 협회장은 “럭셔리한 공간에서 대규모 전국대회를 개최한 건 브리지 게임의 확산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며 뿌듯해했다.

 

이날 대회는 김 협회장이 짚은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는 특징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4명씩 모인 게임 테이블에 노부부와 20대 청년, 중학생이 모여 경쟁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협회 관계자는 “약 150명 참가자 중 최고령은 85세, 최연소는 14세”라고 밝혔다.

 

세종시에서 왔다는 이정훈(15) 군은 “중 1때 친구 소개로 처음 브리지를 접했다. 알면 알수록 재밌는 게임이다. 브리지는 대화를 하면 반칙이기 때문에 카드로만 소통하고 트릭을 걸어야 한다”며 “브리지를 시작한 뒤로 생각이 깊어진 것 같다. 이게 브리지 덕분인지 나이를 먹어서인지는 모르겠다”고 멋쩍게 웃었다.

 

강원도에 상경했다는 김예식(76) 씨는 “아내와 함께 왔다. 지난해 봄에 같이 배운 뒤로 전국을 함께 여행하며 전국을 돌고 있다”며 “우리 같은 고령자들은 브리지를 하면서 치매를 예방하고, 어린 친구들은 두뇌 발달에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반얀트리컵에서 참가자들이 브리지 게임을 하고 있다. 남녀노소가 함께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박재림 기자

 

세종 새움중학교에서 상담교사로 일하는 김경용 씨는 “학교 학생들과 함께 왔다. 브리지게임이 머리를 쓰고 협동심도 키울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교육적·사회적으로 좋을 것 같아서 소개했는데 현재 유소년 대표로 성장한 아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김혜영 협회장은 “브리지는 처음 만난 사람과도 함께 게임을 하면서 친해질 수 있다”며 “요즘 젊은 친구들이 휴대전화를 잠시 내려놓은 채 집중력과 논리력을 키우고 타인의 마음을 읽으며 배려심도 키울 기회를 어디서 얻겠나”라고 강조했다.

 

2009년 브리지를 처음 시작한 뒤 10년 이상 국가대표 선수이자 협회 부회장으로 경험을 쌓은 김 협회장은 “그동안의 다양한 활동이 협회장이 된 뒤로도 큰 도움이 된다”며 “임기 내 대한체육회의 정식 회원으로 가입하는 것이 목표다. 브리지가 어엿한 스포츠로서 발돋움하길 바란다”며 “협회가 열심히 뛴 덕분에 조금씩 인정을 받고 있다. 앞으로도 브리지 대중화를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나라 브리지 유소년 대표팀 선수들 실력이 정말 뛰어나다. 이렇게 유망한 선수들이 앞으로도 국가대표로서 나라를 빛낼 기회를 얻도록 협회가 지원하겠다. 국민 여러분도 많은 관심을 보여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7남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의 아내이기도 한 김혜영 협회장은 사재를 털어 협회를 이끌고 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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